패배자의 변명 내가 살 수 있는 것은 니가 있기 때문이야. 비록 니가 내곁에 있지 않는다해도, 니가 이 세상 어느 하늘 아래 있기 때문이야. 궂은 비 내리는 밤, 차가운 빗물이 내 어깨에서 느껴질 때, 젖은 담배불을 고집하고 있던 것도 멀리서 보이는 불켜진 방 에 니가 있기 때문이야. 끝나버린 사랑이라고 너는 쉽게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날 잊고 살고 있을 때, 나는 하나 둘 너의 흔적들을 지워가지만 그 지 운 자리에는 더 짙게 너의 흔적들이 파고들어, 점점 더 나를 추하게 볼 니가 있기 때문이야. 내가 힘들어하면 너도 힘들어한다는 아주 무책임한 말을 던져 놓고 내가 애써 힘 들어하지 말아야하는 그 힘듦을 안겨주는 니가 있기 때문이야. 혼자라는 것이 힘들어 쉬고 싶을 때 나를 한번 생각해봐줘라 고 주절거렸지만, 그것은 오히려 내가 너를 한번 더 생각는고 싶어서 술 취한 밤이면 또 다시 주절거리고 있는 이 꼴을 전 혀 모르고 한번도 생각하지 않을 니가 있기 때문이야. 삶에 지쳤다고 기대고 싶을 때, 어깨라도 불쑥 던져줄 수 있 는 이가 너에게 나라고 생각했지만, 그것은 내 어깨가 얼마나 작은지를, 그것은 나의 완벽한 착각이었다는 것을 애써 일깨 워 주지 않은 니가 있기 때문이야. 누가 오래 사나 보자. 니가 있기 때문이야라고 니가 내게 말할 그날까지만 살면 될 것 같다.